‘상시국감’ 필요성 느낀 김종민의 첫 국감

출처: 디트뉴스24 http://www.dtnews24.com/news/article.html?no=402724

‘정기국회의 꽃’이라 불리는 20대 국정감사가 사실상 종료됐다. 특히 지난 4.13총선을 통해 첫 배지를 단 초선 의원들에게 이번 국감은 존재감을 부각시킬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국감 초반 새누리당의 ‘보이콧’으로 파행을 겪은 데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 최근에는 송민순 회고록까지 터지면서 ‘사상 최악’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디트뉴스24>는 충청권 여야 초선 의원들에게 첫 국감을 마친 소회와 국감 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등을 서면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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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52.충남 논산·계룡·금산)은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상시국감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특히 토론이 필요한 경우 지금처럼 짧은 국감 기간에 의견을 조율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법으로 규정된 국감 기간 동안 한 기관이 감사를 받는 날은 하루나 이틀에 불과하다. 또 상임위원의 수가 많을 때는 한 명 당 2~3번의 질의로 한 기관의 국감이 끝나기도 한다.

때문에 상시국감을 통해 주기적으로 기관을 감사해 입법부의 행정부에 대한 감사기능을 효율화 하고, 서면질의와 답변의 활성화를 통해 유기적으로 국가정책을 소통하는 관계가 바람직하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해임안 통과로 촉발된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 등 파행에 대해 “자칫 정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런 논의와 감시를 통해 굳게 닫힌 부정부패의 철문을 부수고 국민들이 들여다보고 감시할 수 있는 유리문으로 교체해야 대한민국의 발전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충청권과 관련해선 대전시 선화동 소재 옛 충남도청사 건물과 전 충남지방경찰청 청사 활용방안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예산 협의과정에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김 의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근처 상권이 어려워지고 빈 건물 주변 환경이 나빠지는 등 문제가 악화되지 않도록 지방정부 의견을 적극 청취해 발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국감을 통해 얻은 수확으로는 ▲공공기관 관피아와 정피아 행태 지적과 개선 촉구 ▲지니계수 문제점과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 데이터를 통해 정부 정책의 문제점 지적 ▲국가 중장기계획을 민생경제, 확장적 재정운영을 통한 구조조정 제시 등을 꼽았다.

[김종민 의원과의 일문일답]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마친 소감부터 말씀해 달라.
“매일 새벽까지 공부하며 각 기관별 국정감사를 준비했다. 노력에 비해 언론이 평가가 너무 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들지만 더 노력하라는 채찍질로 생각한다. 그러나 국감 자체의 구조적 한계를 생각하면 나름의 성과와 개선책을 마련했던 국정감사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국정감사를 치르고 나니, 현재와 같은 집중 국감이 아니라 상시 국감으로 제도를 바꾸는 것이 국정감사 취지에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국정감사는 크게 사실을 발굴해 잘못과 개선점을 드러내는 것과 입법부와 행정부 간의 토론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데, 토론이 필요한 경우 지금처럼 짧은 국정감사 기간에 의견을 조율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 법으로 규정된 국정감사 기간 동안 한 기관이 감사를 받는 날은 하루나 이틀이다. 상임위원회 위원의 수가 많을 때는 한 위원 당 2~3번의 질의로 한 기관의 국정감사가 끝날 때도 있다. 깊이 있는 감사와 국가정책의 조율이 힘들어 질 수 밖에 없다. 상시국감을 통해 주기적으로 기관을 감사해 입법부의 행정부에 대한 감사기능을 효율화 하고, 서면질의와 답변의 활성화를 통해 유기적으로 국가정책을 소통하는 관계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국정감사의 증인채택 시스템도 변화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여야가 합의해 증인을 채택하는 것이 아니고 의원 3분의 1이 원하면 증인 채택을 허용하고 증인채택을 원한 위원들이 책임 있게 국감을 진행하면 된다. 만약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증인을 불러놓고 질문을 안 하거나 부적절한 질문을 하면 증인 채택에 나선 위원들이 책임지면 되는 일이다.

오히려 지금처럼 짧은 국정감사 기간 동안 중요한 증인을 불러놓고 한, 두 번의 질문으로 중요한 사항을 질의하지 못하는 일이 많다. 상시국감과 증인채택 요건 완화를 통해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한 다양한 증인의 증언으로 국정감사와 개선책 마련에 힘을 쏟는 것이 나은 방향이라 생각한다. 아쉬운 면도 있었지만, 열심히 한 만큼 성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의정생활 동안 더 나은 의정활동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국정 감사가 충실히 이뤄졌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정쟁의 장으로 변질된 측면도 없지 않아 있다고 보십니까.
“여당의 국정감사 파행으로 시작한 이번 국정감사가 정상적 진행이 안 되고 정쟁으로 치닫지 않을까에 대한 국민여러분들의 우려가 있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여야 간의 정쟁도 정치의 일부분이다. 그 안에 당리당략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부패를 밝히는 진실로 향한 문도 존재한다. 자칫 정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논의와 감시를 통해 굳게 닫힌 부정부패의 철문을 부수고 국민들이 들여다보고 감시할 수 있는 유리문으로 교체해야 대한민국의 발전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여당이 정쟁이라고 주장하는 K스포츠와 미르재단의 문제, 백남기 농민의 사망 문제 또한 새로운 정경유착을 밝혀내고 재발을 방지하는 일, 행정력이 개인의 인권과 생명권을 침해하는 일에 대한 개선 대책을 촉구하는 일의 일환이다. 아쉬운 면도 있지만 그것은 정쟁 때문이 아니라 한정되어 있는 국정감사 기간과 행정부의 불성실한 자료제출과 태도에 기인한 면이 크다. 앞으로 이런 면의 개선을 통해 좀 더 충실한 국정감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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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과 관련한 내용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소개해 달라.
“충청권의 농민들을 위한 쌀값문제를 기재부장관에게 심도 있게 문제제기 했다. 현재의 쌀 문제를 단순한 쌀 가격의 문제로 생각하지 말고, 우리나라의 쌀 산업이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개선되어야 할지를 국가 경제적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경제부총리인 기재부장관이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하면서 관련된 정부부서의 역할과 책임을 조율해 달라고 말했다.

대전의 전 충남도청사 건물과 전 충남지방경찰청 청사의 활용방안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예산협의과정에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근처 상권이 어려워지고 빈 건물 주변 환경이 나빠지는 등의 문제가 악화되지 않도록 지방정부의 의견을 적극 청취해 발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촉구했다.

또한 지방정부의 통계자료 작성과 활용이 절실한데,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의 개선을 위해 지방통계청을 각 자치단체로의 이양을 통해 보다 지방정부에 맞는 통계를 생성하고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깊이 있는 지방통계를 활용해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수립에 참고할 것을 제안했다.”

-이번 국감을 통해 이룬 성과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반면, 아쉬웠던 점도 함께 짚어주시죠.
“국가의 공공기관 전체 분석을 통해 관피아와 정피아가 여전히 돌아가며 주요요직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밝혀 개선을 촉구했다. 또한 기재부 산하 4개청이 유관기관이나 친목단체의 출자법인을 통해 수익을 얻고 낙하산 기지로 활용하는 관피아 행태를 밝히고 개선을 촉구했다.

지니계수의 문제점과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 데이터를 통해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국가의 중장기계획을 민생경제, 확장적 재정운영을 통한 구조조정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일감몰아주기의 실적과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였고, 주류유통과정에서 주기적인 대량 탈세행위를 밝혀냈다. 관세청 국정감사에서는 관세청이 병행수입 관련해 불법적으로 유관기관을 만들어 영세수입상인 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를 요청했다. 수출입은행 국정감사에서는 수출입은행과 전경련 회원사간의 여신관계를 밝히고 전경련 탈퇴와 여신의 정상화를 요구했다.

국정감사 중 입법을 통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 된 전세금반환보증 보험료를 소득공제해주는 소득세법 개정안, 수출입은행의 동일차주, 동일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법으로 규제하는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을 입안해 발의할 예정이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아쉬웠던 점은 정부가 중장기경제대책의 비전도 의지도 없다는 점이다. 민생경제에 중요성을 지적하여도, 그 취지에는 정부가 공감하지만 이를 받아드릴 토대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앞으로 국가중장기발전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정책부터 차근차근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류재민 기자 (jaeminwow@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