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상륙과 병행수입 조건 완화 “화장품 업계 그 여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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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상륙과 병행수입 조건 완화 “화장품 업계 그 여파는?”
온.오프라인 유통비율 변화, 백화점 화장품 가격 하락 불가피
2014년 02월 03일 (월) 07:46:42 문정원 garden@beautyhankook.com
▲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 닷컴이 올해 상반기 중 국내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뷰티한국 문정원 기자] 국내 소비자가 해외 사이트에서 직접 물건을 구매하는 이른바 ‘직구’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공룡 온라인 쇼핑물 아마존의 국내 시장 진출과 더불어 정부의 해외병행수입 조건 완화가 화장품 업계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의 해외 직접구매시장은 최근 2조원을 넘어서며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해외 유명 화장품이 최대 30% 이상 싸게 구매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의 국내 진출에 따라 국내 온라인 화장품 유통과 더불어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해외 직접구매는 국내와 해외 간의 상품가격 격차에 기인하는데,  실제 구매 가격차이가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을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온라인쇼핑족 1,6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외 직접구매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4.3%가 “해외 인터넷쇼핑몰이나 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상품을 구매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해외직접구매는 초기에 20, 30대 여성이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늘었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소비자 4명 중 1명이 해외 직접구매를 이용하고 있다.

배송비를 감안하고, 긴 배송기간과 구매 후 서비스가 불편하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이끌려 해외직접구매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신세계 미래정책연구소는 ‘2014년 유통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해외 직접 구매 소비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 같은 추세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다”며 “국내 온라인 쇼핑몰 산업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의 해외병행수입 조건 완화정책도 올해 국내 화장품 유통변화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시장 분석자료에 따르면 병행수입 조건 완화 정책에 있어서 화장품은 유통·패션업계만큼 영향이 크지는 않지만, 가격 인하·경쟁 강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화장품 업계에도 긍정적인 소식은 아니다.

하지만 병행수입 활성화 때문에 국내 화장품 업계와 주요 화장품 업체를 일괄적으로 부정적으로 볼 것도 아니다. 병행수입 활성화는 홈쇼핑·디지털처럼 신채널의 하나이기 때문에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병행수입의 영향을 살펴보면 우선 백화점 채널에서 유통되는 외사 브랜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패션 브랜드와 달리 외국 화장품 브랜드는 이미 면세채널 및 해외직접구매(직구) 등의 방식을 통해 백화점대비 20~30% 저렴하게 구매 가능하다. 따라서 병행수입 채널의 저가 메리트가 전체 화장품 유통 채널을 뒤흔들 정도로 새로운 메가채널은 아니란 것이다.

병행수입 활성화로  한국 고가 브랜드들이 가격인하 압박을 받을 가능성도 예상된다.

외국 백화점 채널 브랜드가 경쟁심화로 가격을 병행수입 채널 수준으로 20~30% 할인할 경우, 이들과 경쟁하는 한국 고가 브랜드도 결국 가격인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백화점 채널이 엄청나게 축소되지 않은 한 기존의 고비용구조(인테리어, 인력비, 백화점 수수료 등)를 감안 시, 외국의 최상위 브랜드가 가격을 20~30% 내리기 쉽지 않고, 오히려 일부 2nd~3rd 백화점 브랜드는 수익성 악화로 백화점 매장철수를 결정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백화점에 대한 중장기 성장성에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것으로 보이며, 수요의 이동을 막기 위한 가격 인하, 차별적 MD 등 다양한 대응전략이 예상된다.

반면 병행수입이 대형마트와 홈쇼핑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수요의 이동을 흡수하기 위해 병행수입을 늘리고 있으며, 대부분의 상품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통업계가 추산하는 지난해 병행수입 규모는 2조 원 가량으로 추산되는데, 이마트의 경우 병행 수입을 통한 매출액이 2009년 10억 원에서 지난해 600억 원으로 60배 늘었다.

이정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병행수입 완화와 같은 상황에서 한국 백화점 브랜드도 가격을 일부 인하할 수밖에 없지만, 중소형 외국 브랜드의 사세 축소는 역량을 갖춘 한국 업체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새로운 유통채널과 경쟁구도 흐름에 개별 회사들이 어떻게 유연하게 대응하고 성장전략을 이끌어내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다”라고 말했다.

문정원 기자 garden@beauty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