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행수입 뛰어든 대형마트·인터넷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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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입력 2013.11.21 02:30 / 수정 2013.11.21 09:55

병행수입 뛰어든 대형마트·인터넷몰

1년 새 매출 2배 넘게 뛴 곳도

20일 오전 10시 경기도 용인시 보정동 이마트트레이더스 구성점 앞. 평일 개점 시간인데도 번호표를 나눠주고 20명씩 끊어 입장시키는 등 소란스럽다. “오전 8시30분에 왔다”는 20대 남성 등 약 300명이 길게 줄을 섰다. 이마트가 병행수입해 이날부터 사흘간 시중보다 20~30% 싸게 파는 캐나다 구스 패딩재킷을 사러 몰려든 것이다.

‘OOO코리아’의 소송 한 번에 파산할 정도로 영세업체 위주였던 국내 병행수입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인터넷쇼핑몰·소셜커머스 등 주요 유통업체가 직접 뛰어들면서다. 기획재정부·관세청 등은 2011년 국내 병행수입시장 규모를 1조5000억원으로 평가했다. 그런데 3분의1인 5000억원은 소비자가 직접 인터넷을 통해 해외업체로부터 구매하는 ‘직구(직접구매)’였다. 직원 수 5명도 안 되는 영세업체 1000개가 난립하는 등 병행수입시장이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 구매의 비중이 높은 것이다.

그런데 대형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유명브랜드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병행수입 상품을 소비자들이 계속 찾자 유통업체가 직접 나선 것이다. 유통망과 자본력을 갖춘 이마트·롯데마트 등은 국내 병행수입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수입하면서 유통 마진을 10% 넘게 줄였다. 이마트의 병행수입 매출은 지난해 260억원에서 올해 600억원으로 급증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100억원에서 올해 200억원이 됐다. 대형 인터넷쇼핑몰도 직수입에 나서면서 고가의 유아·주방용품, 패션명품 등을 특화했다. 인터파크는 스토케 등 고가 유모차 판매가 활발하다. 새 유모차를 뜯어서라도 부속을 마련해 사후서비스(AS)를 해주기 때문이다.

한편 해외사이트에서 직접 주문을 하는 ‘직구족’도 계속 늘고 있다. 직구족의 영향으로 올해 폴로아동복·스토케유모차 등은 국내 판매가를 인하하기도 했다.

◆ 특별취재팀=최지영(뉴욕)·박태희(오사카)·구희령·김영민 기자 <choi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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