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면세점 선정 및 신규특허 발급 과정에서 부적절한 특혜가 있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에 전현직 관세청장이 연루되면서 관세청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서울 시내면세점 선정 과정은 국정농단 주역인 최순실 씨의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사안이다.
감사원이 11일 발표한 ‘면세점 사업자 선정 추진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관세청은 지난해 면세점 특허공고 요건에 부합하지 않으면서도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4장을 신규로 발급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관세청 ‘보세판매장 운영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발급은 외국인관광객 방문자 수가 전년보다 30만명 이상 증가할 경우에 한해 관세청장이 판단하도록 했다. 하지만 특허 발급 여부를 따질 기준 시점인 2015년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때다. 관세청은 2015년 외국인관광객 통계가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발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자 2014년 통계를 사용했다. 당시 관세청 수장이었던 김낙회 전 청장은 2015년 통계를 사용할 경우 신규 특허 공고가 어렵다는 검토 내용을 신규 특허 발급 관련 보고서에서 삭제토록 지시했다. 감사원은 2015년 진행된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심사 과정도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관세청은 2015년 7월 3개 업체를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로 뽑았다. 같은 해 12월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기간 만료에 따라 후속 사업자 3곳을 새로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관세청은 계량항목 평가점수를 잘못 산정해 업체 간 순위가 뒤바뀌기도 했다. 관세청 현 수장인 천홍욱 청장은 2015년 서울 시내면세점 선정업체로부터 제출받은 사업계획서 등을 파기한 혐의로 감사원에 고발당했다. 천 청장은 사업계획서를 업체에 반환했다는 정황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에게 파기하도록 했다. 사업계획서를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 위해서다. 관세청 관계자는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대해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각계의견 충분히 수렴해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