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완성차업계 힘뺀다…병행수입 지원

중국 정부가 자동차 시장에서 완성차업계 힘을 빼기 위해 병행수입 제도를 활용하기로 했다. 우선 상하이 자유무역구(FTZ)에서 자동차·부품 병행수입을 전면 허용한 뒤 중국 전역에 적용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상하이 FTZ 내 자동차 병행수입을 전면 확대하는 계획을 수립했다고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성의회는 이번 조치가 중국 내 차량 수입 체계를 바꾸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고 시사해 앞으로 완성차 업계와 중국 정부의 힘겨루기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병행수입은 현지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 지사 등을 통하지 않고 판매상들이 상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완성차 업계는 자동차 수입 관세 때문에 현지 생산차 판매를 선호해 왔다.

전문가들은 병행수입 지원안대로라면 차 가격이 현지 법인의 일반판매보다 10~20% 저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자이링 LMC자동차컨설팅 서기는 “특히 80만위안(약 1억4350만원) 이상 고급차 가격 하락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병행수입으로 들어온 차들은 애프터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해 시장을 확대하기 힘들었다. 지난해 중국 내 병행수입 채널로 들어온 수입차는 전체 자동차 시장의 7%(104만대)에 불과했다. 병행수입을 허용하면 15%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이링 서기는 “정책 변화로 완성차업체들이 직접 운영하며 독점적 권한을 행사하던 부품·애프터서비스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조치는 고급차 시장에서 완성차 업체들이 유통망을 장악해 가격을 관리해온 구조를 깨고 시장 경쟁 활성화를 유도하려는 시도다. 중국 정부는 지난 몇달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독점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업체들은 중국 내 판매망을 독점해 가격 인하를 막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BMW, 재규어, 랜드로버, 아우디는 7·8월 부랴부랴 차량과 부품 가격을 인하한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렉서스처럼 현지 생산을 하지 않고 차를 판매해 온 업체들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현지 생산 업체들은 일정부분 부분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중국 내에서 현지 생산 차량이 주로 판매되고 있고 병행 수입 물량은 극히 미미해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