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병행수입…업계에 자극제로 작용하나

>>기사원문 바로가기

 

메디컬투데이 > 산업
산업 화장품 병행수입…업계에 자극제로 작용하나
메디컬투데이 남연희(ralph0407@mdtoday.co.kr) 기자
입력일 : 2014-02-17 05:57:23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글로벌 ‘유통공룡’ 아마존의 국내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국내의 해외 직접구매가 증가 추세에 있다고 판단, 한국 시장 공습에 나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가 화장품 병행수입 요건을 완화하면서 화장품업계에도 자극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이로 인해 국내에서만 비싸게 받는 식의 배짱영업이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가격경쟁력 증가로 전반적인 가격 인하를 유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국내의 해외 직접구매시장은 1조원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무려 5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온라인쇼핑족 16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외 직접구매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4명 중 1명은 해외 인터넷쇼핑몰이나 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동일한 상품 보다 가격이 싸다(67%)는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관세청에 따르면, 해외 직접구매 건수와 이용액은 2010년 318만 회, 2억 4200만 달러에서 한·미 FTA가 발효됐던 2012년에는 720만 회, 6억 4200만 달러로 3년 새 2.65배, 4억 달러나 치솟았다.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를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교환 및 환불이 어려움에도 가격 매력도가 높기 때문이다. 국내 가격과 비교하면 최대 30%까지 저렴하기 때문에 해외 직구를 선호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손효주 연구원은 “해외 직접구매와 병행수입이 활성화되고 있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합리적 소비의 확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소비자는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을 찾아 움직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업체의 설 곳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추후 해외직구가 더욱 확산될 경우 국내 소매시장이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손 연구원은 “시장 파이가 한정된 국내에서 플레이어조차 늘어남에 따라 국내 업체가 시장점유율을 획득하는 것은 더욱더 어려워질 것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해외 수입 브랜드의 소비자 선호 현상 확산에 따른 국내 브랜드의 기반 약화를 겪고 있는 국내 내셔날 브랜드 판매업체에게는 불리한 시장 여건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비슷한 가격이면 수입 브랜드를 선택하겠다” 한 소비자의 생각이다. 병행수입은 곧 수입브랜드와 국내 고가 브랜드 간의 경쟁으로 좁혀질 가능성도 있다는 대목이다.

또한 수입 브랜드 화장품을 30% 이상 싸게 구매가 가능해져 수입 브랜드는 물론 국내 토종 브랜드까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이는 곧 매출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고가 브랜드도 가격에 대한 부담감도 어느 정도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을 타다보니 소비자들도 더 싼 제품으로 자연스럽게 발길을 돌린다. 동일한 제품이라면 가격 메리트가 있는 병행수입 제품을 택하기 마련이다. 고가의 경우 몇 만원까지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수입브랜드의 타격이 가장 크다. 이는 곧 매출과 직결돼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2~3만원 대 제품 가격이 내려간다 해도 몇 천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국내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메리트는 떨어진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관계자는 “그만큼 소비자 체감도 크지 않다. 화장품은 자신의 피부 타입에 맞는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무조건 싸다고 소비자들도 따라서 움직이지 않는다. 또한 브랜드 로열티가 형성돼 있어서 국내 브랜드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