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에도 부착, 못 믿을 관세청 QR코드

병행수입 ‘짝퉁’에도 부착, 못 믿을 관세청 QR코드

http://imnews.imbc.com/replay/2016/nwdesk/article/4021413_19842.html

◀ 앵커 ▶

요즘은 이런 고가 수입품도 공식수입업체 말고, 다른 경로로 병행 수입돼 유통되는 제품들이 많죠.

같은 브랜드라도 가격이 훨씬 저렴한데요.

관세청의 통관표지까지 붙어 있으면 모조품, 이른바 짝퉁은 아니겠구나 안심하실 텐데, 이런 제품에도 짝퉁이 있다고 합니다.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박민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 개에 150만 원에서 300만 원까지 하는 이탈리아 브랜드 프라다 가방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단추 부분에 흠집이 나있고, 지퍼에도 녹이 슬어있습니다.

의류업을 하는 김모씨는 지난해 병행수입업자로부터 프라다 가방 100개를 구입했는데, 절반가량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김00/프라다 가방 구매자]
“중간에 검수하다가 (단추가) 깨진 게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전량 다 검수하니까 거의 다 깨졌더라고요.”

결국, 경찰에 신고한 뒤, 이탈리아 프라다 본사에 샘플을 보내 감정을 의뢰했는데, 4개월 만에 모조품이라는 최종 통보를 받았습니다.

삼각형 로고, 지퍼와 버튼 모양이 정품과 다르고, 제품 고유번호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 제품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유명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팔린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00/유명 쇼핑몰에서 모조품 구입]
“대기업이니까 믿고 사는 거고, 가방 메고 다녔는데 고리 부분도 막 벗겨지고, 색이 변조가 되더라고요.”

문제는 이 제품들이 모두 정상적인 통관절차를 밟아 수입됐다는 점입니다.

관세청은 병행수입제품을 심사한뒤, 통과한 제품에 이런 QR코드를 부착해주고 있습니다.

이 QR코드가 있으면 합법적으로 수입됐다는 뜻인데, 정작 진품인지 가품인지를 가려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조품으로 판명된 가방들도 관세청 심사를 통과해 정상적으로 QR코드를 부착하고 있었습니다.

[김00/프라다 가방 구매자]
“서류도 완벽하게 다 돼 있었고, QR코드도 믿고 그대로 샀죠.”

관세청과 그 산하기관은 ‘QR코드로 위조상품을 퇴출할 수 있다’며 발급비용까지 받으면서도 문제가 불거지자 QR코드가 100% 진품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지식재산권보호협회(관세청 산하기관) 관계자]
“정식으로 수입 통관된 상품임을 인증하는 제도거든요, 진위여부는 해외본사 지재권자만이 알 수 있는 거잖아요.”

사설 명품감정업체를 통해 진품 여부를 판별할 수는 있지만 감정의 법적 효력은 없고, 개인이 직접 제품 본사에 감정을 의뢰하면 넉 달 이상 걸리는데다 절차도 까다롭습니다.

병행수입을 더욱 활성화하려면 통관인증을 받은 제품에 대해서는 소비자 요청이 있을 경우 관세청이 진품감정과 보상 등의 절차를 책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민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