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9일 공개한 병행 수입 활성화 방안에 대한 실효성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유통업계는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제품에 QR 코드를 부착해 진품 여부를 정부가 보증하는 통관인증제가 기존 의류, 신발뿐만 아니라 자동차부품, 화장품, 캠핑용품 등으로도 확대되면 소비자 신뢰가 높아질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또 병행수입협회를 중심으로 공동 애프터서비스(AS) 시스템을 구축하면 병행수입 제품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돼 온 보상수리 문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통관인증제는 정부에서 병행 수입 제품에 대해 간접 보증을 해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에 대상 품목이 늘어나면 현재 의류 위주의 병행 수입 시장이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캠핑용품이나 화장품의 경우 가격 거품이 크기 때문에 병행 수입 수요가 상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공동 AS망 구축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대형유통체 관계자는 “소비자가 병행수입 제품을 살 때 가장 망설이는 이유가 AS 때문”이라며 “개별 업체로선 마땅한 대책이 없었는데 이를 협회 차원에서 보완해 주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관세청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수입 관계 기관 전체를 묶어 제도를 손보는 작업이 아쉽다는 일부 지적도 있었다. 또 단순히 통관인증업체 선정 기준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업체 수만 늘려서는 시장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한편 고가 수입 제품의 주된 유통처였던 백화점과 공식 수입업체들은 이번 대책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병행수입이 활성화되면 매출에 영향이 없지는 않겠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며 “병행수입 제품은 대부분 매스티지(대중 고가브랜드)이기 때문에 백화점 구매층과 겹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공식 수입업체 측은 “병행수입으로 들여오는 제품 종류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신상품이나 인기상품 구비를 강화하고 AS를 포함해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